Q. 무업·니트청년 지원은 아직 체계가 잡히지 않아 지자체마다 목표나 담당 부서가 조금씩 다른데요. 니트컴퍼니의 활동을 보면 복지, 청년, 일자리 중 어느 한 가지로 설명하기 어려운 것 같습니다. 현장에서 보시기에, 가장 필요한 지원 구조는 어떤 모습일까요?
A. 저희도 보면, 되게 다양하게 이용하더라고요. 복지나 일자리 관련된 사업들도 이용들을 많이 하는 것 같아요. 저희 커뮤니티를 이용하기도 하지만, 다양한 커뮤니티가 있다 보니까 그런 곳들을 이용하기도 하는데요. 저는 사실 복지면 복지, 일자리면 일자리, 다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일자리와 복지 외에도 관계를 만들고 형성하는 건 지자체나 정부 기관에서 할 수 없는 영역인 거죠. 그렇기 때문에, 민간 에서 커뮤니티 만드는 역할을 더 많이 해주면 어떨까 생각해요. 민간과 관이 좀 더 잘 활동을 하기 위해서 정부에서도 조금 더 지원이 있으면 좋지 않을까 싶어요.
Q. 입사 조건이 39세 제한인 게 아쉽네요. 요즘 4050도 1인 가구, 명퇴 등으로 비슷한 듯 조금 다른 듯한 문제를 많이들 겪고 있는데, 연령을 확장해 보실 생각은 없나요? 
A. 나이 제한 얘기를 되게 많이 하시더라고요. 가끔씩 ‘저 40대인데 참여할 수 없나요?’ 이런 질문도 많이 해 주시거든요. 이제 저도 청년의 나이를 벗어났기 때문에, 요즘 참여하는 청년들과 저의 갭이 너무 큰 거예요. 그래서 요즘 저도 40-50대를 위한 컴퍼니로 옮겨가야 되는 걸까 이런 생각을 많이 하는데요. 저희도 확장하고 싶은 마음이 있는데, 이제 사업비를 확보해야 되는 부분이 있다 보니까 아직 준비 중에 있고요. 기회가 된다면 좀 확장해서 운영해 보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Q. 자신감이 떨어지고 고립된 니트 청년의 입장에서 커뮤니티에 속하고 활동을 하는 것조차 ‘저건 능력있는 사람들이 하는거야, 외향적인 사람들이 하는거야’라고 먼저 선입견을 가질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니트 청년들을 환대하기 위해 특별히 신경쓴 고민이 있었을까요?
A. 저희가 인스타그램에 활동사진을 많이 올리거든요. 근데 사진을 보면 다 ‘인싸’ 같다는 거예요. MBTI에서 E인 분들만 오는 것 같다고 얘기를 많이 하시더라고요. 사실은 그렇지 않은데, 사진으로 보기에 ‘저 사람들은 괜찮은 사람들이네’ 싶고, 나도 가려면 활발해야 할 것 같고, ‘가기 쉽지 않겠다’는 생각을 하시는 것 같아요. 그래서 어떤 분들은 3~4년 동안 이미 알고 있었는데 참여하지 않고, 용기를 내서 이제서야 들어오는 분도 계셔요. 저희가 억지로 들어오게 할 수는 없는 부분인 것 같고, 각자의 시간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니트 컴퍼니가 오프라인 활동으로만 이루어져 있는 게 아니고 온라인도 함께 활동하다 보니까, 자기한테 맞는 수준으로 활동하면 되거든요. 만약에 온라인으로 하기는 괜찮은데 오프라인으로 나오는 게 쉽지 않다고 하면, 오프라인 모임은 참여하지 않고 온라인만 먼저 계속 하다가 괜찮으면 오프라인도 한번 나와보고… 이런 식으로 자기만의 속도에 맞춰서 참여할 수 있기 때문에, 저는 본인이 조금 용기를 내고 막상 들어와 보면 ‘괜찮다’고 이야기를 해 주고 싶어요. 그런데 그게 겉에서 봤을 때 전달이 좀 안 되는 것 같기는 해요. 이런 분들이 오시면, 소그룹 인터뷰같은 자리를 통해서 조금 더 세심하게 신경 쓰려고 하는 편인 것 같아요. 댓글을 더 단다거나 따로 연락을 해 본다든가 이런 식의 방법을 통해서 이야기를 듣고, 그걸 프로그램에 반영하려고 합니다.
Q. 최근에 강화에 새로운 거점으로 유유기지 운영을 하고 계신데요. 서울에서 청년들을 만나고 알아가는 활동을 했던 것과 강화의 활동이 차이가 있을까요? 물론 강화도가 수도권에 가까운 지역이지만 청년의 삶과 상황이 비슷한지 다른지 궁금하기도 합니다.
A. 확실히 서울하고 강화하고는 차이가 있는 것 같아요. 서울에는 일단 청년들이 많고 익명성이 보장되니까 프로그램에 참여해도 아는 사람을 만날 확률이 되게 낮은데요. 강화에서 활동하다보면 참여했는데 동창이거나 엄마 친구 아들인 경우가 있더라고요. 확실히 지역사회가 좁다는 것들을 많이 느끼게 되는 것 같아요. 그리고 청년을 발굴하는 게 쉽지 않더라고요. 물론 저희가 강화에서 활동을 시작한지 이제 2년 차에 접어들고 있지만, 꾸준히 활동하고 각인이 되어야지만 청년을 발굴할 수 있겠다는 것을 많이 느끼고 있습니다. 취업도 그래요. 서울도 취업이 어렵지만 선택지는 많잖아요. 강화는 일의 선택지가 너무 없는 거예요. 가업을 이어받거나 공무원이 된다거나 하는 식이죠. 커뮤니티도 한정적이고요. 이 청년들이 어떻게 지역에서 관계맺고 자기 일에 대해 고민할까 생각을 많이 하는데요. 저희도 강화 유유기지를 운영하면서 이런 부분에 더 신경을 쓰고, 더 다양한 것들을 경험하는 기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Q. 혹시 니트 청년들을 만나는 니트 컴퍼니의 노하우? 같은 것이 있을까요? 홍보나 만남의 계기를 만드는 것은 어떻게 해 나가시는지요?
A. 니트컴퍼니는 사실 100일이라는 기간, 즉 장기간으로 운영되다 보니까, 사람들이 부담스러워하는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니트 워킹’이라는 걷기 활동을 꾸준히 해본 적이 있어요. 그랬더니 신규 참여자보다는 기존 참여자들이 많이 모이더라고요. 그래서 이건 없어졌고요. 뭔가 발굴하기 위한 시도는 좀 해보는 편인데요. 다양한 지자체와 협업하다보니까, 그 지자체의 청년들이 같이 홍보해주는 활동을 통해서 모집하기도 하고요.
Q. 듣기만 해도 뿌듯한 활동인데 혹시 힘들어서 그만두고 싶었던 적은 없는지 궁금해요.
A. 도망가고 싶었던 적이 많았죠. ‘너무 힘들다’, ‘나도 도망가고 싶’다 이런 생각이 많이 들었는데 그때마다 저를 붙잡아준 건 동료였어요. 내가 힘들다고 가버리면 그 일을 다 떠맡아야하는 동료를 생각하는 거죠. 차마 그럴 수 없는 거예요. 또 참여했던 청년들이 변화하는 모습 이라든지, 제가 에너지가 없어질 때 즈음 이들이 나타나서 니트컴퍼니에 대해 간증하고 그러거든요. 덕분에 제가 살았습니다. 이렇게 피드백 받으면서 ‘그래, 꾸준히 운영하는게 중요하지’ 이런 마음들을 다시금 가지게 되는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