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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은대학] 밀양ON아카데미우리는 연결된 니트(neet)의 가능성을 믿습니다.

8월| 6강_우리는 연결된 니트(neet)의 가능성을 믿습니다.

여름이니까, 밀양ON에서 만나!

날씨 때문에, 휴가 때문에, 지역 때문에 오프라인으로 만나기 어려워도, 우리의 연결을 막을 수 없다! 여름을 맞이하며, 2025 밀양은대학 온라인 계절학기 ‘밀양ON아카데미’가 열렸습니다. 6월부터 8월까지 3개월 동안 총 6회의 온라인 강의를 준비했는데요. 마지막 8월은 ‘환대하는 로컬’을 주제로 밀도 높은 배움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니트(neet)가 뭐에요?

‘우리 사회에서 지금보다 더 많은 인정의 자리가 필요한 존재는 누구라고 생각하세요?’ 사전질문을 통해 참여자들에게 물어보았습니다. 정말로 다양한 답변이 나왔는데요. 그 중에서 유독 눈에 띄는 단어가 있습니다. 바로 ‘니트(neet)’입니다.
니트는 교육, 고용, 훈련 상태에 있지 않은(Not in Education, Employment or Trainng) 상태를 뜻하는 영어 표현의 축약어입니다. 국내에서도 최근 몇 년 사이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기도 했는데요. 이 와중에 ‘우리 모두 언젠가 백수가 된다’고 외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니트 상태를 겪고, 스스로 ‘니트생활자’라 칭하며, 가상의 회사 ‘니트컴퍼니’를 만드는 박은미 대표입니다.

❶ 살다보면 누구나 무업기간이 있다

박은미 대표는 니트가 멀리 있는 사람이 아닌, ‘내 친구’ 또는 ‘내 동생’이라고 말합니다. 흔히 생각하는 ‘니트는 어두운 사람들, 은둔형 외톨이’라는 시선은 편견이라는 거죠. 사회에서 바라보는 부정적인 시선을 거두면, 니트는 사실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자연스러운 상태라는 건데요. 니트는 개인의 문제가 아니고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사회 구조의 결과물이기 때문이죠. 실제로 니트생활자에는 굉장히 다양한 사람들이 찾아온다고 합니다. 토익점수가 900점이 넘는 고스펙졸업자도, 가정형편이 어렵고 사회경험이 적은 내향인도, 직장 내 부당대우로 상처받은 퇴사자도 모두 무업기간을 겪고 있는 거죠.
문제는 이런 시기를 겪으며, 마음이 위축된다는 겁니다. 박은미 대표도 무업기간을 겪으며 위축된 적이 있다고 고백하는데요. 소비를 줄이고 외부활동이 줄어드는 것을 넘어, 루틴이 무너지며 스스로 돌보는 힘도 약해졌다고 합니다. 무업기간이 길어질수록 두려움도 커지고요.
그런데 이런 생각이 듭니다. 왜 우리 사회는 무업기간을 어떻게 보내야 하는지 알려주지 않았을까? 학교에서도, 가정에서도 말이죠. 박은미 대표는 무업기간을 조금 더 활력있게 보내기 위해 모임을 만들게 됩니다. 나와 비슷한 사람들이 모이면 스스로 고립되는 상황을 피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면서요. 그러다 우연히 지인이 <극락컴퍼니>라는 책을 추천합니다. 일본의 은퇴한 중년들이 도서관에 모여 가짜 회사놀이를 하는 책인데요. 여기에서 영감을 얻어, 박은미 대표도 니트를 위한 가짜 회사를 만들기로 결심합니다.

❷ 세상을 바꾸는 백수들의 회사놀이

백수들의 회사놀이, 꽤 진지합니다. 입사지원서, 면접, 출퇴근, 종무식 등 회사에서 하는 건 일단 다 합니다. 그런데 조금 다릅니다. 니트컴퍼니의 ‘거꾸로 면접’은 입사예정자가 운영진을 인터뷰합니다. 어떤 이들은 실제 회사면접에서 당한 것들을 니트컴퍼니의 거꾸로 면접에서 해소하기도 합니다. 온라인 방식으로 출퇴근하고 업무를 인증하는데, 업무도 조금 이상합니다. 양치질하기, 환기하기, 밥차려먹기 등 일상적인 것부터 새관찰하기, 동네 쓰레기줍기 등 사회에 기여하는 활동까지 다양합니다. 중요한 것은 내 업무를 스스로 설정하고, 할 일이 있다는 겁니다. 그리고 느슨한 네트워크 안에서 누군가 나를 지켜본다는 소속감과 안도감이 발생하죠.
매일 업무인증을 해야 하는데 출퇴근을 안하면 팀장님이 직원들을 호출합니다. 오프라인으로 만나 등산도 가고 맛집도 탐방합니다. 종무식은 100일 동안 진행했던 업무를 전시 형태로 보여줍니다. 포스터나 전시장 조성도 모두 참여했던 사람들이 직접 합니다. 이 과정에서 새로운 경험을 하고, 협업하는 과정을 배우기도 합니다.

❸ 변화는 온다, 나무를 심는 것처럼

‘그래서 니트컴퍼니가 어떤 임팩트를 창출했나요?’, ‘취업을 위한 컨설팅을 하는게 더 효과적이지 않아?’라고 묻는 사람들도 있을 겁니다.
박은미 대표는 니트컴퍼니의 활동이 나무를 심는 것과 같다고 말합니다. 당장 효과가 눈에 보이지 않더라도, 장기적으로 관계망과 신뢰를 쌓아가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실제로 니트컴퍼니를 거쳐한 사람들을 조사해보면, 취업여부보다는 정서적 안정과 자기효능감, 사회적 지지에 큰 변화를 겪는다고 나타납니다. 사소한 업무지만 포기하지않고 꾸준히 해내고, 사람들과의 연결을 통해 사회의 구성원으로서의 소속감과 활력을 느끼는 거죠.
니트컴퍼니는 지속적인 관계형성을 위해 새로운 실험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취업이 아닌 자기만의 길을 탐색하는 사람에게 실험비를 지원하는 ‘가상 투자회사 니트 인베스트먼트’, 니트컴퍼니와 관련된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모임을 만들고 운영하도록 돕는 커뮤니티 플랫폼 ‘닛커넥트’가 대표적입니다.
재미있고 유쾌하지만, 진지하고 의미있는 이 가짜 회사는 세상을 바꿀 수 있을까요? 나무를 심으면 언젠가 변화가 올까요? 박은미 대표는 청년의 삶 전반에 더 많은 지지기반을 만들기 위해 오늘도 노력한다고 말합니다. 앞으로도 계속 나무를 심는 마음으로 무업기간을 보내는 청년들을 지원할 거라고요.
니트생활자 인스타그램

Q&A

Q. 무업·니트청년 지원은 아직 체계가 잡히지 않아 지자체마다 목표나 담당 부서가 조금씩 다른데요. 니트컴퍼니의 활동을 보면 복지, 청년, 일자리 중 어느 한 가지 틀거리로 설명하기 어려운 것 같습니다. 현장에서 보시기에, 가장 필요한 지원 구조는 어떤 모습일까요? A. 저희도 보면, 되게 다양하게 이용하더라고요. 복지나 일자리 관련된 사업들도 이용들을 많이 하는 것 같아요. 저희 커뮤니티를 이용하기도 하지만, 다양한 커뮤니티가 있다 보니까 그런 곳들을 이용하기도 하는데요. 저는 사실 복지면 복지, 일자리면 일자리, 다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일자리와 복지 외에도 관계를 만들고 형성하는 건 지자체나 정부 기관에서 할 수 없는 영역인 거죠. 그렇기 때문에, 민간 에서 커뮤니티 만드는 역할을 더 많이 해주면 어떨까 생각해요. 민간과 관이 좀 더 잘 활동을 하기 위해서 정부에서도 조금 더 지원이 있으면 좋지 않을까 싶어요.
Q. 듣기만 해도 뿌듯한 활동인데 혹시 힘들어서 그만두고 싶었던 적은 없는지 궁금해요. A. 도망가고 싶었던 적이 많았죠. ‘너무 힘들다’, ‘나도 도망가고 싶’다 이런 생각이 많이 들었는데 그때마다 저를 붙잡아준 건 동료였어요. 내가 힘들다고 가버리면 그 일을 다 떠맡아야하는 동료를 생각하는 거죠. 차마 그럴 수 없는 거예요. 또 참여했던 청년들이 변화하는 모습 이라든지, 제가 에너지가 없어질 때 즈음 이들이 나타나서 니트컴퍼니에 대해 간증하고 그러거든요. 덕분에 제가 살았습니다. 이렇게 피드백 받으면서 ‘그래, 꾸준히 운영하는게 중요하지’ 이런 마음들을 다시금 가지게 되는 것 같아요.

밀양ON아카데미를 맺으면서…

6월부터 8월까지, 여름을 함께 보낸 소감이 어떠신가요? 우리가 온라인으로 만나는 사이, 2025년 밀양은대학은 지난 8월 23일 입학식을 진행하고 새로운 학기를 열었습니다. 앞으로 11월까지 연결기획학과, 자기탐색학과, 로컬에디터학과, 생태미식학과를 통해 폭넓고 흥미로운 배움이 펼쳐질 예정인데요. 계절학기는 끝났지만, 하반기 이어지는 밀양은대학도 쭉 지켜봐주세요! 지금까지 밀양은대학 계절학기, 밀양ON아카데미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