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19일(금) ~ 20일(토) 밀양은대학 MT를 다녀왔습니다. 학과 구분 없이, 바닷바람이 시원한 초가을의 통영으로 1박 2일 여정을 떠났는데요. 이번 MT에서는 통영에서 자신만의 라이프스타일을 만들어 가고 있는 주민 분들을 만나 함께 연결되었습니다.
단순히 관광객의 관점으로 장소들을 둘러보는 것에서 벗어나, 통영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 각각의 관점으로 바라본 통영은 다채로운 가치들이 공존하는 도시였는데요. 지역의 이야기를 듣고, 동료들과 생각을 나누며 나의 일상과 삶, 지역을 새롭게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1일차 | 지역에서 성장하다
첫날의 일정은 섬바다음식학교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섬바다음식학교 정여울 대표님과 함께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익숙한 충무김밥을 재해석한 간편 버전의 충무김밥과 채식인을 위한 마라 충무김밥 2가지를 직접 만들어 먹으면서 왜 충무김밥이 통영을 대표하는 음식이 되었는지도 들어보았습니다.
이어 정여울 대표님께서 주식회사 웰피쉬를 창업하며 경험한 시행착오와 현재 운영하고 계신 섬바다음식학교 이야기를 들려주셨습니다.
정여울 대표님은 지역의 청년들이 수산물의 가치를 새롭게 발견하고, 섬과 바다의 자원을 기반으로 기회를 찾고 함께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섬바다음식학교를 운영하고 계시다고 해요. 혼자만의 성공을 목표로 두는 것이 아니라, 수산물 가공 시장이라는 영역의 진입장벽 자체를 낮추는 ‘다리’ 역할을 하고 싶다고 말씀해주신 것이 인상 깊었습니다.
발표 내내 통영의 자원과 식문화에 대한 대표님의 진심 어린 애정이 느껴지기도 했는데요. 삼도의 사람과 풍성한 자원이 모여들었던 삼도수군통제영 시절부터 이어진 통영의 음식문화는 자연과 역사, 사람들의 삶이 녹아 있는 문화적 유산이면서, 독창적 가치를 만들 수 있는 무궁무진한 잠재력이 있다고 강조하셨습니다.
식당에서 가공업으로의 변천사, 행정안전부 청년마을 운영 등 다양한 일을 해온 웰피쉬. 누군가는 이 과정을 줏대 없다 오해할 수 있지만, 정여울 대표님은 이 모든 과정에서 한 번도 내가 흔들리고 있다고 생각해보지 않으셨다고 해요.
본인이 해결하고 싶은 뚜렷한 문제가 늘 그 중심에 있기 때문입니다. 이야기를 마무리 하면서, 우리가 함께 생각해 볼 질문도 나눠주셨어요.
여러분은 무엇에 관심이 있나요? 어떤 문제인식을 갖고 있고, 어떻게 해결하고 싶나요?
이어서 찾아간 곳은 통영리스타트플랫폼이었습니다. 이곳에서 짧은 시간 동안 간단한 아이스브레이킹을 통해 우리는 어떤 가치가 공존하는 도시에 살고 싶은지 서로 나누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통영리스타트플랫폼에서는 맥주와 명상이라는 어울리지 않는 두 단어를 중심으로 사람들이 모이고 머무르는 특별한 공간을 만들어가고 계신 미륵미륵 맥주호스텔의 김형석 대표님을 만났습니다.
이제는 남의 일이 아닌, 내 삶을 기획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서울에서 통영으로 이주해 오신 솔직한 이야기를 들려주셨는데요. 섬이 많아 파도가 적고, 호수처럼 잔잔한 통영의 앞바다가 맥주와 명상과 잘 맞는 환경이라는 생각에 통영으로의 이주를 결심하셨다고 해요.
대표님의 이야기를 들으며 미륵미륵 맥주호스텔이 방문자에게 주는 위로나 편안함은, 그 이면에서 이어가고 계신 작은 실험들 덕분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지역에서 나의 브랜드를 단단하게 만들어가기 위해서는, 나의 취향을 넘어서, 지역 문화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브랜드의 이야기를 채워가고, 제품 개발, 커뮤니티 기획 등을 꾸준히 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이야기가 기억에 남습니다.
나의 브랜드를 만들어간다고 할 때, 스스로가 지는 책임이 무거워집니다. 그러나 동시에 각자에게 무한대의 권한이 주어지기도 하는데요 스스로 기획하고 시도하는 권한을 누리면서 끊임없이 실험하고, 데이터를 모아나갈 때 좋은 브랜드를 일궈갈 수 있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여러분은 어떤 키워드로 밀양에서의 삶을 디자인하시겠습니까?
1일차 마무리는 팀별 워크샵으로 진행되었습니다. 로컬스티치와 미륵미륵 맥주호스텔에서 나눠서 진행된 워크샵은 내가 만난 통영에 대해 이야기 나눠보는 시간으로 이루어졌는데요. 대화를 나누는 시간 속에서 내가 만나보지 못했던 또 다른 통영을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2일차 | 생업과 창조적 삶의 공존, 봉수골
둘째 날 아침, 우리는 봉수골 투어에 나섰습니다. 다행히도 새벽에 내리던 거센 비가 그치고, 한결 서늘해진 봉수골을 우산 없이 걸을 수 있었습니다. 봉수골에서 살고 계시는 튜나레이블 김호진, 별별가게 김준, 모노드라마 장재윤 대표님, 세 분의 호스트와 함께 봉수골 구석구석을 둘러보았습니다.
작지만 저 멀리 바다가 보이는 고즈넉한 용화사부터 작지만 개성 있는 상점과 골목, 집까지 각각이 담고 있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2대째 이어지고 있는 통영 누비 공방을 운영하시는 모녀, 일상에 자연스럽게 스며든 예술을 느낄 수 있는 수 있는 봉선화 갤러리와 전혁림 미술관, 다른 지역에서 봉수골로 내려온 사람들이 각자의 색깔에 맞게 일구고 있는 상점들, 봉수골은 생업과 창조적 삶이 공존하는 동네였습니다.
투어가 끝난 뒤 참가자들은 모여 각자가 느낀 소감을 나누었습니다. 누군가에게 통영은 휴식의 공간이었고, 또 다른 이에게는 이야기가 머무는 곳이었으며, 서로 다른 세대, 학과가 연결되는 공간이었습니다.
원하는 오늘을, 내가 사는 이곳에서
짧은 이틀이었지만, 밀양은대학 MT는 사람과 지역을 연결하는 경험으로 가득했습니다. 섬바다음식학교와 미륵미륵 맥주호스텔에서 배운 나의 삶을 확장해 가는 에너지, 봉수골에서 마주한 창조적 삶과 일상의 균형은 모두 우리의 이야기가 되었습니다.
“원하는 오늘을, 내가 사는 지역에서 만든다.” 밀양은대학의 문장은 이번 MT 속에서 더욱 또렷해졌습니다. 앞으로 이어질 수업과 활동 속에서 이 다짐이 또 다른 이야기를 써 내려갈 것을 기대해봅니다.
글 | 밀양은대학 운영본부
사진 | 반하필름, 밀양은대학 운영본부